2021년 방영 SBS드라마 <모범택시> 리뷰

2021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모범택시’는 단순한 범죄 복수극을 넘어, 사회적 약자의 분노를 대리해 주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 구성, 짜임새 있는 전개, 그리고 완성도 높은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연 이 작품은 시즌2까지 제작되며 장기 시리즈로도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모범택시의 전체 줄거리, 주요 인물관계도, 그리고 감동적인 결말까지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정의는 존재하는가? – 모범택시의 줄거리

드라마 ‘모범택시’는 정의 구현의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무지개 운수'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사설 택시 서비스가 중심 설정인데요, 이 택시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억울하게 피해를 입고도 법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대신해 복수를 대행해주는 비밀 조직의 수단입니다.

주인공 김도기(이제훈 분)는 전직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어머니를 잃은 개인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 그가 무지개 운수에 합류해, 피해자들의 사연을 듣고, 철저한 준비와 팀워크로 가해자들에게 응징을 가하는 것이 드라마의 기본 전개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폭력이나 보복이 아니라, 기획된 심리전, 사기, 은밀한 침투를 통해 스릴 있는 복수극이 펼쳐지며 시청자의 몰입을 높입니다.

한 에피소드당 하나의 사건이 중심이 되지만, 드라마 전체에는 복수조직의 존재를 쫓는 검사 강하나(이솜 분)의 추적과, 그 조직의 정당성에 대한 내부 갈등까지 더해져 큰 틀에서의 서사도 유기적으로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현실적인 사연이 실화에서 따온 경우가 많아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냈습니다.

 

 

인물관계도 – 서로 다른 정의가 충돌하다

‘모범택시’의 매력은 다양한 캐릭터들의 개성과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김도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무지개 운수팀은 각자의 상처와 능력을 바탕으로 복수 대행에 참여하는 인물들로 구성됩니다.

• 김도기(이제훈): 팀의 실행 담당이자, 전직 특수부대 출신. 강한 정의감과 침착한 판단력의 소유자.
• 장성철(김의성): 무지개 운수 대표이자 복수 프로젝트 총책임자. 사적인 복수를 조직적으로 운영하며, 철저한 계획과 윤리를 추구함.
• 안고은(표예진): 해커 역할. 사이버 증거 수집 및 감시 시스템 운영. 밝은 성격으로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수행.
• 최주임(장혁진) & 박주임(배유람): 기술팀. 차량 개조, 장비 준비 등 복수 실행에 필요한 실무 전담.
• 강하나(이솜): 검찰 측 시선에서 무지개 운수를 쫓는 인물. 처음에는 조직을 불법 집단으로 인식하지만, 점차 내부 진실과 사회의 모순을 이해하며 내면의 갈등을 겪음.
• 대모(차지연), 구비서(이호철) 등은 시즌 후반부 갈등 구조를 키우는 조연으로 등장하며, 조직의 윤리와 목적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이처럼 각 인물은 자신만의 ‘정의’와 ‘상처’를 품고 있고, 서로 다른 배경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약자의 편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김도기와 강하나의 관계는 드라마의 도덕적 질문을 상징하는 축으로 작용합니다.

 

 

결말 – 복수 이후, 우리가 나아갈 길

‘모범택시’는 시즌1의 마지막에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김도기와 팀원들은 마지막으로 더 큰 범죄조직과 맞서며, 단순한 복수를 넘어 시스템 밖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장성철은 조직의 운영 지속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김도기 역시 복수의 윤리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명확한 ‘해체’보다는 재정비와 변화를 택합니다. 진짜 악인들이 처벌받지 않는 현실 속에서, 무지개 운수는 형태를 바꾸어 존재를 유지하며, 누군가의 절박한 도움 요청에 응답할 준비를 합니다.

강하나 검사 또한 무지개 운수의 존재를 묵인하면서도 감시자 역할을 자청하며, 공권력과 사적정의 사이의 균형을 모색합니다. 이로써 드라마는 단순한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복수 이후의 사회와 정의의 방향성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는 결말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모범택시 인물분석, 진짜 주인공은?

김도기 – 액션과 감정선의 중심

김도기(이제훈 분)는 드라마의 중심인물이자 시청자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입니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설정과 더불어, 어머니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 유족이라는 점에서 복수의 정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순간보다 내면의 분노를 억누르며 임무를 수행하는 장면에서 더욱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김도기의 캐릭터는 단순히 ‘몸으로 해결하는 남자’가 아닙니다. 위장 잠입, 사기, 설득, 전략적 행동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매 회차마다 다른 역할로 변신하는 모습을 통해 배우의 연기력 또한 재조명되었습니다. 마치 다중인격처럼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피해자를 대할 땐 진심으로 공감하고, 가해자 앞에서는 차가운 응징을 실현하는 양면성을 갖춘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드라마 내에서 가장 많은 화면 분량과 사건 중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범택시’는 그를 절대적 영웅으로만 묘사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그의 판단이 위험하거나, 윤리적 경계선을 넘는 장면들이 연출되면서, 시청자는 김도기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점이 그를 입체적인 주인공으로 만든 요소입니다.

 

 

장성철 & 무지개 운수 팀 – 조직의 뇌와 손발

장성철(김의성 분)은 무지개 운수의 수장으로, 복수 대행 시스템의 설계자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명분 아래 움직이지만, 그 방식은 철저하게 효율과 결과 중심입니다. 그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때로는 냉정하게 ‘선 긋기’를 하며 팀을 조율합니다.

그의 존재는 조직 전체의 윤리 기준을 설정하는 동시에, 시청자에게도 ‘이 복수가 정말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장성철은 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때로는 조직의 유지 자체를 고민하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그는 모범택시의 철학적 핵심을 담당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팀인 최주임(장혁진 분), 박주임(배유람 분)은 외형적으로는 감초처럼 보이지만, 복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술과 배경을 제공합니다. 그들의 대사에는 드라마의 긴장감을 완화하는 유머와 인간미가 담겨 있고, 사이드 캐릭터임에도 각자의 트라우마와 사연이 존재해 감정선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해커 안고은(표예진 분) 역시 빠질 수 없는 주요 인물입니다. 언니를 범죄로 잃고 난 뒤 폐쇄적인 삶을 살던 그녀는 무지개 운수에 합류하면서 사회와의 연결을 회복합니다. 사이버 작업을 담당하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그녀는, 디지털 시대 복수극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며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강하나 검사 – 시스템 안의 정의를 대표하다

강하나(이솜 분)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로, 무지개 운수와는 정반대에 위치합니다. 처음에는 이들을 범법자로 간주하며 강한 추적 의지를 보이지만, 사건이 진행되며 현실의 법과 정의 사이의 간극을 체감하게 됩니다. 그녀는 점점 무지개 운수가 행하는 복수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내부의 부조리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인물로 성장합니다.

강하나는 단순한 반대 세력이나 방해 요소가 아닌, 또 다른 시선의 주인공입니다. 그녀를 통해 드라마는 ‘제도 내에서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가’라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그녀의 고뇌는 김도기의 직접적인 감정과는 다르지만, 보다 현실적인 갈등으로서 시청자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합니다.

그녀는 시즌 중반 이후 김도기와의 교차 서사를 통해, 복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냅니다. 그녀의 존재는 극의 비판적 거울 역할을 하며, 단순한 캐릭터 이상으로 중요한 철학적 축을 담당합니다.

 

결론

‘모범택시’는 사회의 부조리와 제도의 한계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이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짜임새 있는 구성, 실화 기반의 사건들, 입체적인 캐릭터 덕분에 장르물로서도 완성도가 높습니다. 단순히 통쾌한 복수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정의의 진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 작품은, 지금도 많은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